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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1 기단의 분류 및 특성
기단(air mass)은 넓은 지역에 걸쳐서 대기의 물리적 특성인 온도, 습도가 수평적으로 거의 균일하게 분포된 공기 덩어리를 말한다. 여기에서 거의 균질하다는 것은 기단의 경계에서 물리적 특성이 급변하는 것에 대한 상대적 의미이다. 기단의 성질은 발생하는 지면이나 해면의 온도와 습도에 의해 결정되며, 일단 생성된 기단은 대기 대순환에 의해 이동하면서 성질이 변화한다. 그러나 하나의 기단이 일정 지역을 통과하는데 여러 날이 소요되기 때문에 그 영역의 날씨는 거의 일정한 패턴을 형성하게 된다. 기단의 발원지(source region)는 일반적으로 저위도나 고위도에 위치하는데, 그 자체가 가진 물리적 특성이 상부에 위치한 공기 덩이에 충분하게 전달될 정도의 기간 유지되어야 한다.
기단은 발원지의 물리적 특성인 온도와 습도에 따라 분류한다. 발원지의 온도가 높고 낮음에 따라 적도지방(E: Equatorial), 열대지방(T: Tropical), 한대지방(P: Polar) 및 극지방(A: Arctic)으로 분류한다. 발원지 표면의 성질인 수분의 양에 따라 건조한 대륙(c: continental)과 습한 해양(m: maritime)으로 분류한다. 기단의 명칭은 수분의 양에 따른 영문 소문자 분류 (c, m) 뒤에 온도의 고저 분류에 따른 영문 대문자(E, T, P, A)를 붙여 쓴다. 대륙성 기단 가운데 한대 기단은 맑고 안정된 날씨를 보이나, 발원지를 떠나 따뜻한 해상으로 이동하게 되면 변질하여 악기상을 초래하고, 열대 기단은 수증기가 적어 대체로 안정하고 기온의 일변화가 큰 것이 특징이다. 해양성 기단 가운데 한대 기단의 발원지는 태평양과 대서양으로 북위 50° 이북 해역에 위치한다. 열대 기단은 수증기가 많은 수면 부근에서 약간 불안정하나 고층에서는 건조하고 안정하다. 적도 기단의 발원지는 북위 20° 이남 해역으로 상층까지 고온다습하여 상당히 불안정하다. 극기단은 해양성 한대 기단보다 차고 건조하며 남하하게 되면 그 특성을 상실한다.
6.1.2 한반도에 영향을 주는 기단
한반도 주변에 자리하고 있는 각 기단은 계절마다 서로 다른 영향을 미친다.
시베리아 기단은 북극에 가까운 대륙에서 발생한 기단이기 때문에 대륙성 기단으로 건조하고 차며 큰 온도 변화를 보인다. 온도가 매우 낮은 기단이기 때문에 기단의 높이가 다른 기단의 절반에 가까운 불과 수 km 정도이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북반구의 겨울철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기단이며, 이와 연관된 기후 현상으로는 동아시아의 겨울 몬순인 북서 계절풍, 삼한사온, 꽃샘추위, 겨울 폭풍 및 푄현상 등이 있다. 삼한사온은 겨울철에 고기압인 시베리아 기단이 세력을 확장하면서 동진할 때 그 전면에 위치한 3일 동안은 차고 건조한 북서 계절풍의 영향으로 기온이 급강하고, 후면에 위치한 나흘 동안은 온화한 날씨를 보이는 겨울철의 주기적인 기온 변화를 말한다. 꽃샘추위는 시베리아 기단이 쇠퇴하는 늦봄에 비정상적으로 세력을 확장하면서 몰고 오는 한파이다. 겨울 폭풍은 시베리아 기단의 한랭 건조한 공기가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습기를 많이 머금은 해상 위를 이동할 때 발생하는 강풍과 폭설을 이른다. 푄은 북서 계절풍이 고산지대를 넘어 풍하 측에 도달했을 때의 바람이 풍상 측의 바람보다 따뜻하고 건조한 현상이다.
북태평양 기단은 한반도의 무더운 여름철 날씨를 지배하는 기단으로 수평, 수직 규모가 매우 크며 안정적인 대기의 성질을 띠고 있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아시아에 영향을 주는 고온다습한 남풍 계열의 여름 몬순은 북태평양 기단의 발달과 쇠퇴 여부에 따라 결정된다. 일반적으로 기단의 등압선 간격이 조밀하지 않고 기압 경도력이 크지 않기 때문에 바람의 세기는 약하다. 보통 6월 중순 경부터 성질이 다른 고위도의 오호츠크해 기단과 만나면서 형성되는 장마전선은 북태평양 기단이 발달하여 그 세력을 확장함에 따라 북상하게 된다. 7월 중순 경이되면 장마전선이 한반도 이북으로 물러나고 지루한 장마도 끝나게 되며, 이후부터는 한여름 불볕더위가 시작된다. 북태평양 기단은 열대성 폭풍의 이동 진로와 깊은 관련이 있다. 적도 부근의 열대 해양에서 생성된 열대성 저기압은 북태평양 기단의 가장자리를 따라 이동하는 경향이 있다. 태풍의 이동진로는 북태평양 기단이 확장하면서 고위도로 북상하고 기단의 세력이 축소할 때는 남하하게 된다.
오호츠크해 기단은 봄과 초여름 사이 및 가을에 주로 나타나는 기단으로 발원지가 고위도의 행상이기 때문에 매우 습한 반면, 기온은 상대적으로 낮다. 우리나라의 북동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매우 태백산맥을 넘어오면서 푄현상을 일으키는데, 영서지방에서는 높새바람이라 지칭하며 모내기 시기의 벼농사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저온의 오호츠크해 기단은 비교적 태양 복사가 강한 시기에 발생하기 때문에 낮과 밤의 기온 차이가 10℃ 이상 벌어지게 되는 환절기의 원인이기도 하다. 저온 다습한 오호츠크해 기단은 고온 다습한 북태평양 기단과의 경계에서 여름철 장마전선을 형성하여 집중호우를 발생시킨다. 가을의 청명하고 높은 하늘을 형성시키기도 하는 오호츠크해 기단은 북태평양 기단이 북쪽으로 확장하는 한여름과 시베리아 기단이 발달하는 겨울철에 소멸한다.
양쯔강 기단은 봄과 가을에 이동성 고기압 형태로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기단으로, 지역적인 특성에 의해 생성된 기단과 시베리아 기단에서 남하한 공기 덩이가 따뜻하고 건조하게 변질하여 생성된 기단으로 나뉠 수 있다. 양쯔강 기단은 중위도 편서풍을 따라 3~4일 주기로 한반도로 이동하기 때문에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는 경우 가뭄을 초래하기도 한다.
적도 기단은 북위 20℃ 이남 열대 해역이 발원지로 여름에는 약간 북상하고 겨울에는 약간 남하하는 열대 수렴대 상에 위치한다. 이 기단은 수평, 수직으로 매우 고온다습하여 불안정하다. 열대성 저기압이 적도 기단의 특성을 몰고 오는 경우에는 난기류와 집중호우를 동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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