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기상현상은 대기 운동의 결과로 나타나며 시간과 공간 측면에서 다양한 규모를 갖는다. 대기의 가장 큰 순환시스템은 지구 자체의 크기에 달하는 길이 규모를 갖고, 가장 작은 순환은 분자의 평균 이동 거리에 해당한다. 예를 들어, 대규모의 열대성 저기압은 1000 km 정도의 크기를 갖고 10일 이상 지속되지만, 중간 규모의 뇌우는 수 km의 수평으로 상호 연관되어 있고 서로 중복되는 영역이 많이 있기 때문에 명확한 경계를 규정하기는 쉽지 않다.
행성 규모의 운동은 주요 대륙과 해양 크기 정도의 수평거리 규모를 갖는 지구의 순환으로, 대류권 상층의 장 파동인 편서풍과 무역풍 및 제트기류 등이 있다. 대규모의 운동은 전통적인 기상관측 네트워크에 의해 분석이 가능한 순환시스템으로 일상적인 기상변화는 이 범위의 운동과 관련이 있다. 전선을 동반한 중위도 저기압이나 대규모 열대성 저기압인 태풍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중간 규모의 운동은 전선대와 연관된 순환, 중위도 저기압과 열대성 저기압 내에서의 강수 및 돌풍 구역 등이 포함된다. 국지 규모의 운동은 중간 규모 이하의 순환으로 회오리바람과 같은 기상현상이 포함되며, 지상으로부터 수 km까지의 대기 역학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미세 규모의 운동은 사막의 모래바람과 같이 가장 작은 현상이다.
대기 운동의 수평 규모는 지구 주위를 한 바퀴 도는 정도가 수평 크기를 가질 수 있으나, 수직 규모는 대부분 대류권 계면 이하로 제한된다. 따라서 수평 크기로 특성 지어지는 대규모 운동은 지구 자전의 영향이 크게 작용하는 반면에, 소규모 운동일수록 지구 자전의 영향이 적고 수직 크기의 역할이 중요하다. 중위도 저기압과 같이 수평거리가 수직 크기의 100배 정도 되는 순환의 흐름에는 지구 자전에 의한 전향력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뇌우와 같이 수평, 수직 규모가 거의 동일한 대륙성 순환의 경우에는 지구 자전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기상현상의 수평 규모와 지속시간은 깊은 연관을 가지고 있다. 수평 규모가 작아지고 커짐에 따라서 그 지속시간이 짧아지고 길어진다. 따라서 기상현상의 크기 규모에 의해 장·단기 예보 기간이 정해진다. 소규모 현상에 대해서는 단기간의 예보가 필요하고 대규모 현상에 대해서는 장기간의 예보가 필요하다. 단기 예보로 소규모 기상현상을 탐지하고 발달 생태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일정 지역에 보다 조밀한 관측시설과 잦은 관측 해야 한다. 대규모 기상현상의 분석에 드는 전통적인 관측망과 주기적인 관측만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5.4 대기 대순환
대기 대순환(general circulation)은 전 지구적인 대규모의 공기 흐름으로, 상층 대기의 종합관 측 네트워크가 구비되어야만 분석이 가능하다. 종관 규모 현상들은 대기 대순환 안에서 생성, 발달, 쇠퇴 및 재생 등의 과정을 통해 진화한다. 대기 대순환은 자기 간에 걸친 대기의 평균 운동이기 때문에, 특정 시간의 실제 바람이나 국지풍들은 이 평균과는 상당한 차이가 있고 복잡하게 나타난다. 대기 대순환은 순환장(fields of circulation)의 동서 평균에 대한 다년간의 평균으로 정의할 수 있다.
5.4.1 대기의 순환모형
대기의 순환모형은 대기의 순환 메커니즘을 쉽게 이해하기 위해서 단순화한 모델이다. 대기 대순환의 모형에는 단일 세포 순환모형과 3 세포 순환모형이 있다. 단일 세포 순환모형( single-cell circulation model)은 1735년 영국의 기상학자 Hadley에 의해 개선되었기 때문에 해들리 순환(Hadley circulation)이라 한다. 자전하지 않는 지구의 표면이 물로 균질하게 분포되어 있고 적도에서의 태양의 고도가 90°라고 하면 대기의 순환은 단순히 남북방향으로만 발생한다. 즉, 적도 지방의 가열은 지상 저기압을 형성하게 되고 극지방의 냉각은 지상 고기압을 형성한다. 이렇게 해서 형성된 기압의 남북 수평 차이에 따라 지상에서는 극지방의 찬 공기가 열대지방으로 이동하고, 상층에서는 열대 지방의 더운 공기와 극 쪽으로 이동하게 된다. 북반구의 지상에서는 북풍만 불고 남반구에서는 남풍만 부는 모형이다. 3 세포 순환모형(three-cell circulation model)은 Ferrel이 1856년 지구의 자전 속도와 자전축의 경사도를 고려하여 단일세포 순환모형을 보완한 것이다. 3개의 순환 세포는 해들리 순환과 패럴 순환 및 극 순환으로 구성된다. 해들리 순환(Hadley cell)은 적도 지방의 가열에 의해 상승한 공기와 30° 부근의 하강 공기로 이루어진 열대류 순환이다. 아열대 고압대로부터 부는 지상풍은 전향력의 영향으로 북반구에서는 북동 무역풍으로 남반구에서는 남동 무역풍으로 편향되어 열대 수렴대를 향한다. 패럴 순환(Ferrel cell)은 아열대 고압대의 하강 공기와 한대 전선대의 상승 공기가 형성하는 순환으로 지상에서는 편서풍이 분다. 패럴 순환은 해들리 순환과 극 순환에 의해 역학적으로 이루어지는 간접 순환이다. 극 순환(polar cell)은 극 고압대와 한대 전선 대의 순환으로, 지상풍은 전향력의 영향으로 편향되는 동풍대의 바람이다.
반응형
댓글